어릴 적부터 저는 다행히 열등감 덩어리였습니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투성이었으나
적당히 가난한 집에서 자란 덕에
부모님께서는 항상 ''다음에''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셨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군말 없이
다음의 다음날까지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버텼습니다.
제 머리도 적당히 둔했던 탓에
선생님께서 드르륵 설명하고 넘어가시는 부분들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교실 앞줄에 앉아 선생님의 현란한 설명에
박자를 맞추어 가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뭔지 모를 패배감에 집에 오는 길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럴 때면 집에 와서 스스로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질 때까지
참고서를 뒤적이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는
내 분야에 재능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결국에 남는 건 제가 될 거라는 것을요^^
웬만한 재능은 쉽게 무너지거나, 무뎌집니다.
특히 재능''만'' 타고난 사람들은 자신들의 재능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잘 모릅니다. 쉽게 얻은 것에 금방 싫증을 내거나, 자신들의 재능을 믿은 탓인지 발전욕구도 시원치 않더군요.
그럴 때마다 교실 뒤에서 웅크리고 있던 저는 더욱 자극을 받습니다.
이제 기회가 저에게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거든요.
제게 빌드업은 일상이고, 크라우칭은 삶의자세 입니다.
한번 잡은 기회를 너덜해질 때 까지 놓치지 않는 것은 특기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다음에 다음날 아니 그 다음 생에 까지도 버틸 수 있습니다.
''살아남는 놈이 강한 놈''이라는
어디 B급 범죄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클리쉐가
바로 내 삶의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확신한다는 말입니다.
어차피 저는 결국에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을요.
어설픈 재능은 결국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기회는 이제 우리에게 왔습니다.
All the talented go to hell.